[열린마당] 종합병원 응급실은 돈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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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집단 휴진과 식목일이 겹친 지난 5일 겪은 일이다. 딸의 감기 증세가 심해 동네 의원을 찾았으나 모두 문을 닫아 종합병원인 H대 병원으로 갔다.

응급실 앞에서 접수를 받고 진료를 하는데, 문제는 응급실 사용료를 3만원씩 내라는 것이다.

감기 환자는 비응급으로 간주돼 응급실을 사용할 경우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그만큼의 응급실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새 규정을 병원 관계자는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의사들의 집단휴진이 있던 날 종합병원이 이런 규정을 적용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의사들의 집단 휴진은 명분상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확보하기 위한 비상조치라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고, 나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시민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대학병원 응급실은 환자들이 치료받을 곳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간 곳이다.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병원은 새로운 규정을 핑계로 돈벌이까지 하고 있으니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조영래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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