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하나의 중국' 수용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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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홍콩〓진세근 특파원]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 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그의 최측근 인사가 지난달 30일 밝혔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민진당의 추이런(邱義仁)주미 대표는 이날 미 국제전략연구센터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양안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邱대표는 陳당선자의 '양안 및 대미 관계' 특별고문이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陳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邱대표는 이어 "민진당은 대만의 지위에 관해 어떤 전제도 달지 않았다" 고 전제한 뒤 "따라서 국민투표 방식으로 대만독립을 결정할 수 없다" 고 못박았다. 이는 국민투표를 통해 대만독립을 추진하자는 민진당의 당강령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그동안 陳당선자는 " '하나의 중국' 문제를 중국과 논의할 수는 있으나 이를 전제로 하는 것에는 반대" 라는 입장이었고, 중국측은 " '하나의 중국' 을 인정치 않는 한 어떤 대화도 없다" 는 점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만일 陳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경우 지난해 7월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양국론' 이후 막혔던 양안간 대화통로가 일시에 뚫리는, 대전환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명보는 강조했다 陳당선자는 당초 대만독립을 강력하게 주장했으나총통선거전을 벌이는 동안 "총통에 당선돼도 대만독립을 선포하지는 않겠다.

대만 독립을 헌법에 삽입하지 않겠다" 고 물러났으며 당선 후에는 "대륙이 침략하지 않으면 독립선언을 하지 않겠다" 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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