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發 금융 패닉 진정 국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42호 01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모라토리엄(부채상환 연기) 사태의 파장이 잦아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유럽 증권 시장은 오름세로 돌아섰다. 두바이에 가장 많은 자금(500억 달러)을 빌려준 영국의 런던증시가 하루 전보다 0.99% 올랐다. 하루 전인 26일 FTSE100지수는 두바이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3% 이상 급락했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각각 1.27%와 1.1% 상승했다. 이 세 나라는 두바이의 외채 880억 달러(105조6000억원) 가운데 81.9%(721.4억 달러)를 빌려줬다.

유럽 증시 반등, 두바이 현지는 평온한 연휴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47%와 1.72% 내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추수감사절로 쉬었던 뉴욕 증시가 하루 늦게 두바이 사태에 반응한 때문”으로 풀이했다.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PIMCO)의 최고경영자(CEO)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두바이 충격이 일단 흡수된 듯하다”고 말했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번 사태가 두바이월드의 피해로 그친다면 아랍에미리트 은행들은 충격을 견뎌낼 수 있다”며 “그들의 신용등급을 당장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권의 지원 규모·시기에 따라 두바이 사태의 파장이 달라지겠지만 2차 금융위기로까지 옮겨 붙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모라토리엄 선언 사흘째인 28일 두바이 현지는 평온한 편이었다. 모라토리엄 선언의 충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지인들은 “두바이월드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고, 두바이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자국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두바이는 25일 자국 내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부채상환을 내년 5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바이가 연기를 요구한 금액은 모두 590억 달러(70조8000억원)다. 이는 두바이 전체 부채의 67%에 달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