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진출한 16개 건설업체 “아직까지 직접 피해는 없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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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 진출한 기업들은 두바이월드의 채무유예상환 요청 파장이 번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개발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사태가 확산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68개사다. 올 들어 현대건설 등 대부분의 건설사가 주요 인력을 아부다비로 옮겼기 때문에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국내 건설업체는 16개사다.

이 가운데 두바이월드와 관련된 업체는 삼성건설이 유일하다. 두바이월드 자회사인 나킬의 발주로 팜아일랜드와 내륙을 잇는 3억5000만 달러의 팜 제벨알리 다리 공사를 삼성이 맡고 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공사 진척에 따라 2~3개월에 한 번씩 대금을 받기 때문에 피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건설은 대금이 지급되지 않자 이달 초 공사를 중단했다.

현대건설·성원건설·두산중공업 등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은 “아직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고 전한다. 성원건설 두바이지사의 박창표 사장은 “부정적인 영향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두바이월드의 공사를 벌이는 업체가 거의 없어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의 두바이 지사장은 “예상했던 일이 터졌을 뿐”이라면서도 “침체한 부동산 경기의 조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업체들은 원유 수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 모두 트레이딩 분야에서 두바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나 두바이월드가 부동산 개발업체이기 때문에 사업의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바이발 악재 때문에 26일 건설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성원건설이 7.97% 떨어진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6.52%), 현대건설(5.65%), 삼성엔지니어링(3.45%), GS건설(3.38%), 대림산업(2.14%) 등 대부분의 건설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두바이월드 사태가 플랜트 위주의 국내 대형사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플랜트 수주는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 위주”라며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현대건설 등엔 아무 타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함종선·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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