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앞수표 "5000억" 새 지폐 "5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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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짜리 고액권 지폐와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2년 금융회사들이 자기앞수표를 발행.유통.관리하는 데 쓴 비용은 연간 6000억원이었다. 여기엔 자기앞수표 제조비용과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됐다. 장당 평균 취급비용은 373원이었다. 또 고객이 부담한 발행수수료는 180억원이었다.

따라서 자기앞수표의 사용에 들어간 직접비용은 연간 6180억원 정도다.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전체의 82.2%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사용하는데 쓴 비용은 약 5080억원이다.

고액권 1종을 새로 만드는 데는 대략 300억~45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현재 1만원권 제조에 연간 300억원을 쓰고 있는데, 고액권은 1만원권보다 유통물량은 적은 대신 위조방지장치를 넣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고액권은 유통기간이 1만원권(54개월)보다 길 가능성이 커 유통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고액권의 등장으로 1만원권 수요가 크게 줄고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거의 사라진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비용절감 효과는 훨씬 더 커진다.

다만 고액권을 만들면 전국에 깔린 3만8634대의 현금입출금기와 각종 자동판매기의 센서나 프로그램을 교체해야 하는 비용이 따른다. 그러나 돈 크기를 바꾸지 않는 한 이 비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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