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꽃명소 구례-상위마을, 광양-섬진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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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남녘 들판은 이미 밭이랑마다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나무 가지엔 움이 트고있다.

제주에서 시작한 꽃소식이 남도의 섬마을을 징검다리 삼아 백운산 매화마을을 하얗게 채색한 후 지리산 자락에서 샛노란 산수유를 꽃피우며 잠시 발길을 멈추고 있다.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한 상위마을(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은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지천으로 널려 있어 '산수유 마을' 로 불린다.

겨울 뒤끝의 황량함을 단숨에 바꿔놓을 기세로 계곡과 돌담 사이에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가 봄노래를 합창한다.

구례군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18~19일 지리산온천관광지에서 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산수유꽃 촬영.그림그리기대회와 궁도대회, 전국장기대회가 열리며 산수유로 만든 음식축제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http://www.kurye.chonnam.kr)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지리산온천랜드를 거쳐 상위마을로 들어가다 보면 각종 정원수로 치장한 너른 주택이 눈에 띈다.

50년대 땔감 조달을 위해 무절제하게 베어 산이 헐벗자 정재호씨가 조림사업을 시작, 조성한 지리산주택공원(0664-783-1178)이다.

1천여평 너른 잔디정원에 주목.소나무.동백 등 40종 2백여 그루의 나무를 가꾸고 있어 주말이면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출입이 잦다.

지리산온천랜드에는 순두부집이 들어서 있다. 그중 '2대순두부집(0664-783-0481)' 의 순두부가 식도락가의 발길을 잡아끈다.

주인 강철환씨(47)는 8년여에 걸쳐 축적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생두부를 만드는데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러워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순두부와 버섯전골도 판매한다. 한편 상위마을에서 구례읍을 거쳐 지방도로 861호선으로 섬진강을 따라 30분을 가면 '섬진마을(광양시 다압면 섬진리)' 에 닿는다.

매화꽃으로 유명한 섬진마을에서도 2대에 걸쳐 수천그루의 매화나무를 조성한 청매실농원(0667-772-4066)이 있는데 봄이면 매화의 요염한 자태를 감상하러 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광양시가 주최한 매화축제는 지난주말 본행사가 끝났지만 19일까지 사진과 글로 보는 매실의 일생전과 문인시화전이 청매실농원에서 계속된다.

한편 청매실농원에서는 주인 홍쌍리(57.전통식품 명인 1호)씨가 매실을 이용해 만든 농축액.음료.장아찌.절임 등 다양한 식품을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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