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터넷 실버산업은 '황금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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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워싱턴 인근에 사는 제니 홀(66)과 보히 허저(70)할머니는 요즘 e-메일을 이용하는 재미로 황혼기를 즐기고 있다.

할머니들은 "노인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내친구들 모두가 e-메일을 이용한다고요. 온라인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랍니다" 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자로 이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 노인층이 인터넷의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의 통계를 인용해 미국에서 50세 이상 인구 중 1천4백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3년내에 그 수가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때문에 미국 곳곳의 노인 센터와 도서관이 컴퓨터실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인터넷을 배우려는 노인들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 정도라는 것.

또 노년층을 겨냥한 새로운 웹사이트들이 속속 등장, 잠재력이 엄청난 노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심지어는 인터넷 업체들이 젊은층보다 노년층을 사업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체들은 ▶일반적 통설과 달리 노인들이 기술적 변화에 잘 적응하고▶배우려는 열의가 있으며▶손자.손녀 등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어 단골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시니어스닷컴(Seniors.com)의 스티븐 야파 사장은 "젊은층은 변덕이 심하지만 노인들은 성실하기 때문에 오랜 고객이 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고 말했다.

노인층 대상 웹사이트들은 양로원이나 실버타운 등에서 집중 홍보하고 있다.

사게포트닷컴(SAGEport.com), 서드에이지닷컴(ThirdAge.com)등이 대표적이다.

서드에이지닷컴은 '나이가 들어도 아직 섹시합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노인들에게 남성호르몬에 관한 최신뉴스를 온라인으로 전달해주기도 한다.

아이그랜드페런츠닷컴(igrandparents.com)은 지난 1월 개설되자마자 4시간 만에 무려 1백만명이 방문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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