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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에도 '벤처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제네스' '○○팔래스' '○○파크빌' 등. 카페나 레스토랑이 아니라 아파트 이름이다. 인터넷.벤처 열풍을 타고 아파트 이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들어 우리말 아파트 이름짓기가 붐을 이뤘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영문으로 바뀌는 추세다. 대구지역 아파트 가운데 대표적인 우리말 이름은 수성동의 '우방사랑마을' , 방촌동의 '우방강촌마을' 과 대곡택지개발지구의 '별메마을' '아람마을' ' '가람마을' '등이다.

모두 90년대 중반에 지어진 이름이다. 헤어숍을 '머리방' , 가라오케를 '노래방' 으로 부른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하지만 요즘 짓는 아파트에선 우리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청구는 이달 말 분양하는 달서구 송현동의 아파트 이름을 '앞산청구제네스' 로 정했다.

'제네스' (GENES)는 '발생' '기원' 을 뜻하는 제네시스(Genesis)와 새로운 공간이란 의미의 뉴스페이스(New-Space)의 합성어. 청구는 앞으로 짓는 모든 아파트에 '○○청구제네스' 란 이름을 붙이기로 하고 최근 명칭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우방은 지난해 '분양한 달서구 감삼동의 아파트단지의 이름을 '우방드림시티' 로 지었다. 같은해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의 아파트는 '우방파크빌' 과 '수성우방팔래스' 였다.

삼성물산은 달서구 대곡동의 아파트 이름을 '사이버아파트' 로 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호텔형과 광케이블이 깔린 아파트 등 차세대 아파트의 명칭으로 문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닷컴' (.com)등 코스닥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벤처기업의 이름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방의 도수길(都秀吉.37)홍보과장은 "정보화시대 아파트의 기능도 크게 바뀌고 있다" 며 "이를 나타내는 데는 우리말보다 영문이 훨씬 효과적" 이라고 설명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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