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사이트] 참신한 아이디어로 틈새 시장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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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단순 명쾌한 사업 아이디어로 틈새 시장을 공략, 웃음을 자아내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인터넷 회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도그두닷컴(http://www.dogdoo.com)이 바로 그곳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여러가지 형태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지나치게 화를 내기에는 별일 아닌 듯 하고 그렇다고 가만 있자니 왠지 짜증스러운 경우가 많다.

도그두는 이런 현대인의 심리를 간파하고 유머러스한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종합상사 말단직원인 K는 요즘들어 친구인 Y가 너무 얄밉다. 말재주가 좋은 Y는 동창회 부부동반 모임에서 어눌한 K를 도마 위에 올려 바보로 만들어 좌중을 웃기곤 한다.

K는 Y가 자신을 친하게 여겨 그런 줄 알면서도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이럴 때 K에게 도그두 사이트에 한번 접속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첫 화면에는 "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꽤 만족스러운 복수(harmless yet so satisfying revenge)" 란 문구가 나온다.

일종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이곳에서 '푸푸 스페셜(poopoo special)' 이란 선물을 구입하겠다고 신청하고 25달러를 신용카드로 지급한다. 선물 수령자는 Y로 하고 Y의 집 주소와 그에게 보낼 메모를 기입한다.

도그두는 회사의 직영 목장에서 뛰노는 멍멍이들의 변을 수거, 방부 처리 및 냄새 제거를 한 다음 비닐포장을 하고 예쁜 선물상자에 넣어 Y의 집으로 1~2주 내에 배달한다.

"그대를 생각하며…" 운운하는 메모를 보고 설레는 가슴으로 선물상자를 열었을 때의 Y의 표정을 생각해보라-.

도그두는 물론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는 일절 밝히지 않는다. 자신들만이 알고 있는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도 24시간 이내에 자동으로 폐기해 버린다.

도그두는 1999년 8월 1일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2000년 3월 9일까지 58만1천9백42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창업주와 회사에 관한 정보는 일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터넷 사업의 시작은 '창의적 발상' 이라고 한다.

도그두의 사업 아이템은 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터넷 사업 희망자들에게 하나의 작은 자극은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폴 홍 인터넷연구소연구실장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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