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 [피츠버그 AFP=연합뉴스]
오바마 정부가 1월 출범한 이후 일본·영국·호주 등 여러 나라 정상들이 백악관을 찾았지만 예우와 격식을 갖춘 국빈 자격의 방문은 한 번도 없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인도 총리가 오바마 정부의 첫 국빈 초청 대상에 된 데 대해 “백악관이 매우 전략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인도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다소 소원해진 인도와의 관계를 복원하고 인도의 불만을 달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2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뜰에 미국과 인도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 소식통은 “미국은 미·중 전략경제대화와 유사한 미·인도 전략대화를 7월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며 “인도를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들도 “인도를 무시해선 안 되고 불만을 달래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의 떠오르는 경제적 파워다. 싱 총리가 8일 세계경제포럼 회의에 참석해 G20(주요 20개국) 국가 중 처음으로 출구전략 가동을 선언했을 정도로 인도의 경제 회복세는 뚜렷하다. 기후변화 등 환경 분야에서도 인도는 미국의 핵심 파트너가 되고 있다.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 장관은 이달 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로 인도를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군사적 측면에서 봤을 때도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수행 중인 미국으로선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을 완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국빈 방문·실무 방문=국빈 방문은 가장 격식이 높은 방문 형태로 각종 의전행사가 따른다. 미국의 경우 통상적으로 백악관 건물 남쪽 앞에서 대통령이 직접 손님을 영접한 뒤 양국 국가 연주와 환영 연설 등의 행사를 한다. 또 반드시 예복을 입고 만찬을 포함한 연회를 베푼다. 반면 실무 방문은 의전행사를 생략한 채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