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시설로 유럽형 시설원예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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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농민들이 유럽형 시설원예전문 교육기관인 농업기술교육센터에서 외국인 강사로 부터 재배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경남도 제공]

2006년부터 진주시 대곡면 1㏊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박성민(34·진주시 하대동)씨. 그는 경남농업기술원 내 농업기술교육센터(ATEC·진주시 초전동)에서 올 들어 10여 일간 파프리카 재배기술 교육을 받았다.

그동안 세 차례 네덜란드에서 기술교육을 받은 그는 “네덜란드에 가지 않고 네덜란드의 파프리카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농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2월 건립된 ATEC이 최첨단 유럽형 시설원예전문 교육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남도는 이 센터를 ‘동북아 원예산업 메카’로 키울 계획이다.

ATEC은 네덜란드를 방문한 적 있는 김태호 지사가 “수출로 경남 농업의 활로를 찾자”며 제안해 50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1만㎡의 터에 자동화 온실(8150㎡)과 이론교육장(1850㎡)을 갖췄다. 온실에는 실습·연구용 파프리카·토마토·딸기 등이 사계절 재배된다.

온실은 재배환경을 컴퓨터로 조절하는 등 최첨단 시설로 가동된다. 높이 6m(기존 온실 4m)에 각종 센서가 달린 기계 장치가 대거 설치돼 있다.

온실은 자동으로 환기창과 햇빛 조절을 위한 커튼, 수분 공급량, 영양분인 양액량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작물은 온실 공중에 설치된 규격화된 배지(培地·bed)에서 수경재배로 재배된다. 온실 바닥은 콘크리트로 깨끗하게 포장돼 있다. 마치 첨단 IT공장을 연상케 한다. 배지는 아래 위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보일러는 자동으로 온도와 작물이 필요로 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는 기능까지 갖춰 과실의 품질향상에 기여한다. 작물에 공급하는 물과 양액은 폐수처리시설을 거쳐 100% 재활용된다. 난방도 경유보다 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한다. 덕분에 양액 비용과 난방비가 기존 온실보다 30%이상 절약할 수 있다.

경남도는 “일반 온실에 비해 생산량(3.3㎡당)을 딸기는 10㎏에서 30㎏으로, 파프리카는 40㎏에서 70㎏으로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되면 딸기의 경우 3.3㎡ 기준 일반온실의 2만9000원에 비해 10만2000원으로 250% 소득이 늘어난다. 파프리카는 12만원에서 21만원으로 75%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ATEC은 외화절약에도 기여한다. 경남도는 2001년부터 40회에 걸쳐 500여명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교육을 하면서 20억원을 썼지만 이곳에서 연간 1800명을 교육하면 교육비 7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ATEC이 농가소득 향상과 해외연수비 절감의 일석이조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경남도는 ATEC에서 5년간 전문농민 300명을 양성키로 하고 네덜란드·벨기에 초빙 강사 12명을 포함해 국내외 전문가 100여명으로 강사진을 구성했다. 지금까지 900여명이 교육받고 3800여명이 견학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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