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 집수리 책임져요"-사랑의 보금자리 기동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4일 오후 7시 파주시 문산읍 이천3리 275번지 20평 짜리 슬레이트 집. 이문노(李文魯.86)할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40, 50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사는 이 집에는 모처럼 온기가 넘쳐 흘렀다.

허물어져 가던 낡은 집이 새집으로 고쳐진데다 파주시 실업대책팀장 노정배(盧正培.44)씨 등 공무원 2명이 귤 한 상자와 과자.사탕 등을 선물로 들고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 공무원들은 얼마전 끝낸 보일러.도배.장판.천정보수.담장 쌓기.안방 벽체 보수 작업 등이 제대로 됐는지를 한참동안 꼼꼼히 점검했다.

이 집은 미장.목공.보일러.건축.전기 기술을 가진 공공근로자 6명이 열흘동안 공사를 해 지난달 말 주택보수를 마친 곳이다.

李할아버지는 "금방 허물어질 것 같던 집을 무료로 새집처럼 고쳐준 것만도 고마운데 먹거리까지 챙겨 다시 찾아와 노인네 가족을 걱정해 주니 너무 고맙다" 며 좋아했다.

이같은 선행은 파주시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기 기동단' 이 중심이돼 전개되고 있다.

기능직 공공근로자 12명 2개팀으로 맑볕?이 단체는 지난달 14일부터 시내 생활보호대상자나 저소득층 주민.비인가 사회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무료 집수리에 나섰다.

그동안 이들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가정.비인가 사회복지시설 등 8곳의 집수리를 마쳤다. 지금까지 수리 신청된 것만도 1백16건에 이를 정도여서 이들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지난달 22일부터는 문산읍.월롱면.금촌2동 등 관내 3개 읍.면.동에도 모두 24명의 공공근로인력을 확보, 도배.장판 등 간단한 집수리를 무료로 해주도록 했다.

기동단 운영 책임자인 盧팀장은 담당 공무원 2명과 함께 집수리를 신청한 가정을 직접 방문, 시급한 보수가 필요한 가정을 엄선한다.

또 공사가 끝난 후에도 반드시 집을 다시 방문, 보수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추가보수 여부나 불편한 점 등을 살핀다. 뿐만아니라 방문 시에는 자비를 털어 과일이며 과자 등을 사들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로한다.

盧팀장은 "이달 중순부터는 공공근로 인력을 2배로 늘려 어려운 가정들에 대해 보다 많은 집수리를 해줄 방침" 이라며 "집수리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 가정의 어려운 점을 수시로 점검해 시청과의 협의를 통해 다양한 지원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0348-940-4288.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