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대한통운 단독 매각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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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동아건설 고병우(高炳佑)회장은 대한통운을 단독으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高회장은 24일 "늦어도 내년 3월까지 대한통운 매각 문제를 마무리 지을 계획" 이라며 "지난해 추진했던 동아건설과 합병한 뒤 다시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통운을 단독으로 파는 형식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통운을 1조원 이하로는 매각하지 않겠다" 며 "매각대금은 전액 7천억원에 이르는 동아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을 해소하는데 쓸 계획" 이라고 말했다.

高회장은 "최근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물류.택배회사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매각대금을 1조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 회사의 다른 임원은 "대한통운 문제의 핵심은 매각이 아니라 지급보증 해소를 통해 클린(clean)컴퍼니로 만드는 것" 이라며 "지급보증 해소를 위해 매각뿐 아니라 유상증자.출자 전환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통운 노조는 高회장의 매각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측은 "대한통운과 같은 건전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동아건설이나 대한통운 양쪽에 모두 득이 되지 않는다" 며 "유상증자를 한 뒤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충분히 지급보증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28일 이사회에 유상증자안을 상정하는 한편 채권단과 직접 지급보증 해소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학련 노조위원장은 "대한통운 내 채권단 지분은 현재 7.5%로 종업원 지분(8.5%)보다 낮아져 회사 처리에 대한 권한은 이제 회사 이사회로 넘어왔다" 며 高회장의 매각 추진을 저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채권단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한 뒤 출자전환을 통한 지급보증 해소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며 "조만간 동아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계획을 전면적으로 바꿔 대한통운의 처리방안을 결정하겠다" 고 말했다.

염태정.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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