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상주 사교육비로 허리 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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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북 상주에 사는 주부 朴모(34)씨는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기가 겁난다고 하소연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데 13만원이나 든다.

학원에서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데 9만원이면 된다는 대구 친구 말을 들으면 화가 날 정도다.

경북 상주지역 학부모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안고 있다.

농업인구가 많은 소도시이지만 대구.김천 등에 비해 학원비는 훨씬 비싸기 때문. 게다가 올해 학원비가 전반적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상주지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지역의 학원비는 김천.구미.대구 등에 비해 최고 두배 가까이 높다.

미술 초급과정(유.초등)은 한달 학원수강료가 6만원으로 ▶대구 3만3천6백원▶구미 4만5천원▶김천 4만7천원에 비해 30~80% 정도 비싸다.

피아노 중급과정(체르니)도 ▶대구 4만7천2백원▶구미 5만5천원▶김천 5만2천원에 비해 상주는 6만5천원이다.

컴퓨터 학원비도 마찬가지. OA과정 한달 수강료가 6만5천원으로 김천.구미 5만5천원보다 높다.

이유인즉 대구 등과 비교해 수강생.학원수가 적기 때문이라는 게 상주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1997년 이후 동결됐던 학원비가 올해 오를 예정이어서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열린 학원 수강료 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상주시교육청은 9~35%에 이르는 학원측 인상 요구안을 대부분 받아들였기 때문.

피아노 초급(바이엘)의 경우 지난해 이미 인근 지역 월 4만5천원 선보다 높은 5만2천원이었는데 또다시 6만원으로 인상키로 한 것.

이에 따라 전교조.참교육학보모회는 "다른 지역은 오르지 않았고 지난해 수해 등으로 상주지역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데도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부담을 무시하고 학원측 입장만 받아들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며 즉각적인 학원비 환원을 요구했다.

상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인상시기를 3월 이후로 연기했는데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 인상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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