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늘자 포장용지 수요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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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고 경기가 살아나면서 포장용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포장상자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백판지와 크라프트 원지는 주문이 밀려 제때에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종이상자를 만드는 일부 골판지 생산업체들은 원지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솔.세림.아세아제지 등은 지난해말부터 산업용 제지 수요가 급증하자 공장 가동률을 높였다. 제지회사들은 일부 제품의 수출 비중을 줄여 내수 공급에 충당하고 있다.

산업용 제지의 가격은 이달들어 t당 평균 10% 정도 올랐다. 대표적인 백판지인 SC지의 경우 지난해말 t당 64만~65만원에서 올초부터 70만원대로 올랐다. 산업용 제지의 주요 원료인 고지(古紙)와 펄프의 국제 시세도 최근 1년새 두배로 올라 산업용 제지의 가격은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종이상자를 많이 쓰는 제과.구두.제약업체들은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실제 수요보다 10% 정도 많게 주문하고 있다. 포장제지와 종이상자 등을 함께 만드는 한국수출포장㈜은 종이상자 주문이 늘어나 원지의 외부 공급을 줄였다.

인쇄용지의 내수도 살아나고 있다. 창업이 활발하고 기업이 판촉을 강화하면서 판촉.홍보물의 제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4월 총선을 앞둔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인쇄용지 내수 판매량은 모두 12만t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늘었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과 맞먹는 수준이다.

인쇄용지의 가격은 지난해말에 비해 평균 10% 이상 올라 t당 1백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의 재고는 지난해 평균 40일분에서 최근 20여일분으로 줄었다.

신무림제지 김영식 경영기획팀장은 "산업용 제지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종이 제품에 걸쳐 수요가 늘고 있어 제지업체의 수익도 나아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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