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오염…유럽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루마니아 금광에서 지난달 30일 유출된 수천t의 시안화물이 유럽 제2의 젖줄인 다뉴브강까지 오염시키면서 체르노빌 사고 이후 최대의 환경재해가 우려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다뉴브강 지류에서 현재까지 수거된 폐사 물고기가 3백t을 넘어섰고 인접국들의 피해액을 산정하는 데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뉴브강을 끼고 있는 헝가리.세르비아.유고슬라비아.불가리아 등에서는 취수장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으며 루마니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최대 피해국인 헝가리의 팔 포페 환경장관은 14일 "시안화물이 희석된다 해도 중금속에 오염된 강바닥이 정화능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 이라며 "피해액이 산출되는대로 루마니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고 밝혔다.

카롤리 핀터 헝가리 농림장관도 이번 사고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유럽 최대의 환경재앙이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

세르비아의 브라니슬라프 블라지치 환경장관은 "루마니아에서 흘러온 폐수로 다뉴브강 지류인 티사강이 완전 오염됐다" 고 비난했다.

루마니아는 "인접국들의 피해액 산정에 협력하겠지만 생태계 파괴가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안톤 블라드 루마니아 환경장관은 "다뉴브강으로 흘러드는 루마니아의 지류에선 이미 오염 수준이 지난 주말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 만큼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의 마르가트 윌스트롬 환경문제담당 집행위원은 "루마니아 정부 관계자들과 오는 17일 만나 시안화물 유출의 원인과 대책을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장정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