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평화의 문화잔치 뉴욕서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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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울림을 통한 상생과 평화'를 기치로 내건 '세계문화오픈(WCO) 2004'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막을 올렸다. 각국의 고유문화를 안고 온 30여개국의 공연단과 주요 문화계 인사 등 2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링컨센터에서 전야제를 겸한 리셉션을 했다.

WCO는 세계 평화에 관심이 많은 각국의 리더들이 1년 전 결성한 국제 문화운동 조직이다. 올해부터 2년마다 세계 각국의 전통 예술과 심신수련 무예 등을 전파하는'문화 올림픽'을 여는데, 그 첫 행사가 이날 시작된 것이다. 사흘 일정의 뉴욕 대회는 9일 오후 WCO상 시상식과 축하 공연(링컨센터), 10일 '세계화와 문화' 등에 관한 학술세미나(유엔본부)로 채워진다. 이 기간 중 링컨센터 댐로시파크에서는 각국의 공연단들이'다민족 야외 페스티벌'을 펼친다. 11~15일에는 서울.경기에서 대회가 계속된다.


홍석현 세계문화오픈(WCO) 조직위원장(오른쪽 앞줄에서 셋째)이 각국에서 온 공연 예술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상복 기자

홍석현 WCO 조직위원장은 이날 리셉션에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하면 갈등이 사라진다"며 "멋진 공연으로 문화예술 교류는 물론 지구촌 화합에도 앞장서 달라"며 공연팀들을 격려했다.

스위스에 있는 '평화를 위한 교육(EFP)'을 설립한 H B 다네슈 박사는 "WCO가 이제 첫 발을 내디디지만 국경 없는 문화운동을 통해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델피카운슬(IDC)의 크리스찬 키르슈 설립자 겸 사무총장은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바탕에 깔고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IDC와 WCO는 취지가 같다"며 "앞으로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셉션 뒤 특별공연팀들은 링컨센터 내 에버리 피셔홀에서 리허설을 했다. 조지아에서 남성중창단을 이끌고 온 바드리 토이제 단장은 "세계 문화의 수도라는 뉴욕에서 민속노래로 조지아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심신수련 부문에 참여한 멕시코의 부엔디아 산체스는 "문화도 평화도 건강한 심신이 바탕"이라고 했다.

예술문화.건강문화.사회문화 등 3개 부문에 각각 10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 제1회 WCO상에는 57개국에서 179개 단체가 응모해 12개팀이 결선에 올라 있다. 수상자는 9일 시상식장에서 발표되며, 시상식에 이어 한국의 국수호 디딤무용단을 비롯해 미국.세네갈.터키.인도.이스라엘.포르투갈 등에서 온 특별공연팀들의 축하무대가 펼쳐진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는 9일자 문화예술 섹션에 WCO를 '문화 올림픽'에 비유하는 긴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립하는 경우를 종종 보지만 문화행사에서 어울리는 그들의 모습은 국경을 초월한 형제 같다"는 WCO 대변인 마이클 생크의 말을 인용하며 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기열 WCO 사무총장은 이 기사에서 "현재 뉴욕과 서울 두 곳에 있는 사무소를 앞으로 몇 년 내 베이징.상파울루.카이로.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의 '할렘소년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월터 턴불 박사는 "첫 WCO상을 받고 싶고, 이 문화 올림픽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WCO 홈페이지:www.wco21.com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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