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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물류 수송을 담당하는 항만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반면 공항시설에 대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획예산처가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에게 제출한 '우리나라 SOC 스톡 진단연구'에 따르면 1990년 92.9%이던 항만시설 확보율은 ▶99년 88.4%▶2001년 81.3%▶2003년 72.7%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항만을 통해 수출입되는 화물량은 90년 3억5600만t에서 2003년 9억5700만t으로 2.69배 늘어난 데 비해 전체 항만의 하역능력은 90년 2억4100만t에서 2003년 4억8700만t으로 2.1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항만시설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한 총 물류량은 90년 1700만t에서 2003년 1억8300만t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에게 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SOC 투자에서 항만투자의 비중은 ▶70년대 27.1%▶80년대 15.5%▶90년대 10.9%▶2000년대 6.8%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공항시설은 쓸데없이 투자를 늘려왔다. 2003년 공항시설은 처리능력의 22.1%만 실제로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16개 공항의 항공기 운항처리능력은 214만9000회지만 실제 운항횟수는 47만6000회에 불과했다.
특히 청주.양양.목포.사천.포항.예천.군산.원주 등 8개 지방공항은 운항처리능력의 10%도 쓰이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은 "항만과 공항시설에 대한 투자배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한정된 국가재원을 짜임새 있게 쓰려면 투자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항만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