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대 택시가 ‘당신의 콜’ 기다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김선태 통합브랜드택시추진위원회 위원장(왼쪽)과 패스트 콜 시스템을 구축한 인솔라인 김철 대표가 천안 문화동 관제센터에 설치해 놓은 차량 시스템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조영회 기자]

천안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택시 통합브랜드콜서비스가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천안시는 관내 개인 및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사업비 36억원(시비 60%, 도비 20%, 자부담 20%)을 들여 콜 응대 시스템을 갖췄다. 이로써 차량에 네비게이션, 신용카드·교통카드 결제기, 방범장비 등 최첨단 시설이 장착된 차량 1800대가 12월부터 통합브랜드콜서비스를 시작한다.

장찬우 기자

통합브랜드 패스트 콜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운행 중인 1800여대의 택시 중 가장 근접거리에 있는 택시가 5분 내에 현장에 도착한다.

콜을 받은 택시가 정해지면 GPS(위성항법장치) 위치측위방식을 이용해 승객과의 거리를 휴대전화 문자로도 알려준다. 자신을 태우러 오는 택시가 몇 미터 거리에 있고 몇 분 후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고 때 맞춰 현관을 나서면 된다. 그만큼 승객은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현재 천안에는 1100여 대의 개인택시가 있다. 이 중 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택시는 절반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각각 140~150대 안팎의 차량을 운행하기 때문에 승객의 콜에 신속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법인의 경우도 12개 회사(726대)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콜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승객 입장에서 10여 개의 콜 서비스 번호를 모두 외우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 불편이 따랐다.

신용카드 결제는 기본 안심서비스까지

패스트 콜을 이용하면 선불교통카드를 포함해 신용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안심서비스를 신청하면 저녁 늦게 귀가하는 자녀들의 동선까지 읽을 수 있어 편리하다.

패스트 콜을 이용할 경우 자녀가 택시를 호출한 위치와 출발시간, 하차위치와 도착시간 등이 보호자의 핸드폰으로 전달된다. 도착예정시간에 맞춰 마중 나가면 험한 일 당할 일이 없으니 말 그대로 안심 서비스다.

네비게이션 영상을 통해 시정홍보도 가능하고 공공기관의 공익 광고도 할 수 있다. 시민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행정정보 등을 전달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수입이 줄지 않지 않을까?

12개 법인택시는 거의 대부분 통합브랜드에 참여했다. 그러나 개인택시 중 동참의사를 밝힌 택시는 1000여 대로 이중 현재 동의서를 작성한 택시는 700여 대에 불과하다.

일부 잘 나가는 개인 콜은 기존의 콜 번호를 없애고 통합브랜드 콜 번호를 선택하자니 불안할 수 밖에 없다. 1만8000여 대 차량이 호출을 받아 배차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면 오히려 수입이 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 계산에 따른 기우에 불과하다. 부산의 경우 몇 년 전 통합브랜드 콜 서비스를 시작해 4000여 대의 택시가 참여하고 있지만 하루 2만 건의 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천안과 시세 규모가 비슷한 성남과 비교해도 2000여 대의 택시가 브랜드를 통합해 하나의 콜 번호를 사용하고 있지만 하루 1만5000건의 콜을 소화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패스트 콜이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택시업체의 수입이 늘어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빈 차 운행이 감소하기 때문에 운행비용도 줄일 수 있다.

패스트 콜 시스템 구축사업을 완료한 솔루션 업체인 인솔라인 김철 대표는 “지역마다 수요에 따라 시스템 구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향후 9개월 동안 천안 관제센터에 남아 소비자는 물론 택시기사가 만족하는 완벽한 시스템이 구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선태 브랜드택시추진위원회 위원장(천안개인택시지부장)은 “현재 개인택시 1400여 대 중 1000여 대, 법인은 12개사(728대)가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라며 “개인택시 참여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는 관제센터 운영방식도 다르고 영업시간대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각 1개의 콜 번호를 갖는 방식을 선택했다. 올 해 안에 하루 8000건의 콜 수를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