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새대통령 메시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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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크로아티아 대통령에 당선된 메시치는 중도좌파 노선의 실용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발칸반도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이성적이며 권위주의를 배격하는 스타일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1990년 옛 유고연방 산하의 크로아티아 공화국에서 치러진 최초의 자유총선에서 의회에 진출, 초대 총리를 지냈다.

91년 5월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처음으로 옛 유고연방의 대통령(공화국간 순번제)에 취임할 예정이었으나 취임 사흘 전 세르비아 공화국이 거부하는 바람에 불발로 끝났다.

독립국이 된 크로아티아에서 메시치는 투지만 초대 대통령과 손잡고 크로아티아 민주동맹을 결성,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하원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배타적인 투지만이 민족주의자를 내세우면서 대외적으로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을 부추기고 국내에서는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을 고수하자 메시치는 94년 집권당을 떠났다.

그가 탈당한 후 투지만이 특정지역 출신(헤르체고비나의 크로아티아계)만 중용하고 언론을 탄압하며 독재통치를 강화하자 메시치는 이에 맞서 집권세력의 부정과 실정을 비난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투사로 나섰다.

메시치는 선거운동 기간 중 대내적으로는 의회의 기능을 존중하는 의회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대외적으로는 친서방 개방노선을 추구하겠다고 다짐해왔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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