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 “내년 말까지 아태 자유무역지대 구축방안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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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싱가포르에서 폐막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G20(주요 20개국) 차원의 협력체제를 지지하며, 2010년 말까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 방안을 모색한다’는 요지의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각국 정상은 역내 무역과 투자 자유화 촉진을 위해 ‘서비스 기본 원칙과 행동계획’도 채택했다. 2015년까지 5개 분야에서 규제를 25% 개선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한국은 계약분쟁 분야의 규제 개혁 주도국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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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G20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인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내내 ‘자유무역 전도사’의 역할을 했다.

14일 1차 정상회의에선 “보호무역주의를 차단하고 자유무역을 확산시키자는 확신을 우리 지도자들 스스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논의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15년 전인 1994년 APEC은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아태 지역의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자는 선언을 했다”며 “선진국들의 무역·투자 자유화 목표 시기가 내년인 만큼 보고르 선언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르 선언은 보고르에서 개최된 제2차 APEC 정상회의에서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주도로 채택됐다. 선진 회원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 회원국은 2020년까지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달성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FTAAP의 경제적 효과를 부각시킨 것도 이 대통령이었다. 그는 한국이 호주·뉴질랜드와 공동으로 실시한 ‘FTAAP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분석’ 결과를 거론하며 “장기적 목표로서 FTAAP 창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정상 선언문에 반영됐다.

◆기후변화 문제 성과 없어=이 대통령은 15일 ‘경제위기 극복 후 지속 성장’을 주제로 열린 2차 정상회의에선 “내년 G20 의장국으로서 APEC과 G20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출구전략 국제공조·보호무역주의 저지 등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주요 사항이 APEC을 통해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다음 달 코펜하겐의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역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2박3일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15일 밤 귀국했다.

싱가포르=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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