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랜드 12연패 ‘어디 뾰족한 수 없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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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가 또 졌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대행이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전자랜드는 이날 12연패에 빠졌다. [인천=뉴시스]

15일 홈인 인천에서 전자랜드는 KT&G에 66-72로 무릎을 꿇고 12연패를 기록했다. 1승13패로 꼴찌이며 9위 KT&G와도 3경기 차가 난다. 앞으로 일정도 좋지 않다. 모비스-삼성-SK 등 강팀들이 전자랜드를 쉬운 상대로 생각하고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KT&G는 3연패에서 벗어나며 3승9패가 됐다.

전자랜드로선 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였다. KT&G는 3연패로 무너지고 있는 9위 팀이었다. 그냥 경기해도 상대할 만했다. 1라운드에서 전자랜드는 KT&G에 4점차로 아쉽게 졌다. 게다가 15일 KT&G는 주력 선수 3명이 뛸 수 없었다.

주전 가드 황진원은 무릎을 다쳤다. 외국인 선수 다니엘스와 김성철은 엔트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두 선수는 지난 12일 전자랜드와 트레이드로 받았는데 전자랜드가 KT&G보다 2경기를 더 한 상태여서 2경기에 나오지 못한다. 이상범 KT&G 감독은 “주전 선수 구성조차 쉽지 않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전자랜드와 트레이드를 해 데려온 선수가 전자랜드와의 경기에 뛸 수 없었기 때문에 트레이드 시기가 미묘했다. 트레이드 자체도 KT&G가 손해라는 평가가 나왔던 터라 이런 저런 말도 있었다. KT&G 이상범 감독이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대행의 연패를 끊어주는 데 도움을 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었다. 유도훈 감독 대행은 KT&G 감독 시절 이상범 코치를 데리고 있었다. 유 감독이 사임하면서 이상범 코치가 감독이 됐기 때문에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그럴듯한 배경설명도 나왔다.

그러나 이상범 감독은 져 줄 생각이 없었다. 외국인 선수 다니엘스가 못 뛰는 것이 KT&G에 별로 불리하지 않았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경기 전 “거구 센터 딕슨만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다니엘스가 전혀 못 뛰는 것은 그 딕슨이 경기에 줄곧 나온다는 말이다.

딕슨은 35분을 뛰며 전자랜드의 골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자랜드는 버텼다. 3쿼터가 끝났을 때 고작 2점 뒤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4쿼터 딕슨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시작하자마자 연속 골밑 슛을 성공시켰고 상대 파울을 숱하게 얻어냈다. 라샤드 벨과 서장훈의 협력 수비는 거의 통하지 않았다. 딕슨은 세 차례 연속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낼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딕슨은 25득점에 2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원주에서는 오리온스가 홈팀 동부를 72-58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스 가드 김승현은 11득점·10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오리온스는 김승현 복귀 뒤 3승1패의 상승세다.

부산에서는 KT가 통신 라이벌 SK를 93-73으로 대파하고 10승3패로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KT는 1쿼터에 36-17로 앞서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부산 사직 체육관에는 80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성호준 기자, 인천=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전적 (15일)

▶원주

동부(9승4패) 58-72 오리온스(5승8패)

▶인천

전자랜드(1승13패) 66-72 KT&G(3승9패)

▶부산

KT(10승3패) 93-73 SK(7승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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