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 환매자금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2일부터 증권사와 투자신탁 창구에서 대우채권 환매가 시작됐다.

첫날 창구는 한산한 편이었지만 갈수록 환매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환매자금을 붙잡아 두려는 증권.투신과 이를 끌어오려는 은행들간의 고객유치전도 가열되고 있다.

◇ 증권.투신권의 환매자금 붙잡기〓하이일드 펀드와 후순위 담보채(CBO) 펀드 외에 엄브렐러 펀드를 앞세워 환매자금 재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엄브렐러 펀드는 한 펀드 안에 7개까지 자(子)펀드를 두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환매수수료를 물지 않고 자펀드를 옮겨 다닐 수 있는 신상품. 예컨대 주식이 오를 것 같으면 주식형 펀드로 갔다가 금리가 떨어져 채권값이 오르면 다시 채권형으로 옮겨 타고 단기 금리가 높을 경우 MMF로 마음대로 옮겨다닐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연12회 이상 펀드를 바꾸면 0.1~0.5%의 전환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상품은 기존의 수익증권처럼 중도 인출시 적용되던 환매수수료가 없어 투자기간에 제한이 없는 대신 개방형 뮤추얼펀드와 같이 가입할 때 가입금액의 1~2%에 해당하는 판매수수료를 내야 한다.

최저 수준인 1%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 곳이 많지만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받고 있는 곳도 있다.

또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에서 엄브렐러 펀드로 전환하는 경우 대부분 판매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각 투신.증권사의 엄브렐러 펀드에는 MMF.공사채형 등 채권형 펀드와 주식 편입비율.테마를 달리하는 각종 주식형 펀드들이 포함돼 있다.

◇ 특판상품으로 투신고객 유치 나선 은행들〓전체 환매자금 중 대략 10조원 안팎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내놓은 전략상품은 금리를 기존상품보다 대폭 올린 정기예금 또는 고객들이 운용자산을 직접 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신탁이 대표적. 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들 고객중 상당수가 만기가 올해안에 끝나는 단기상품을 더욱 선호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따라서 정기예금 중에서도 만기 6개월 이하 상품, 혹은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상품(MMDA)이나 가구당 1천2백만원 한도로 1개월만 맡겨도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는 단기 절세저축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신예리.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