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흐름] 美다우지수 연일 사상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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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지난 14일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11, 700대에 진입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급락세를 보였던 나스닥지수도 4, 000포인트대에 재진입하는 안정세를 보였다.

미 정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초 예상(0.3%)보다 낮은 0.2% 상승에 그친데다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13일 발언이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부추겼다.

다음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0.25%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그동안 금리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시티그룹.JP모건.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금융주들이 크게 약진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일선 퇴진 발표로 주목을 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주가도 스티브 발머 신임 최고경영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같은 뉴욕증시의 분위기를 반영, 영국.프랑스 등 유럽 증시들도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경기호황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불가피하나 인위적으로 현 상황을 진정시킬 필요가 없다" 는 그린스펀의 발언을 월가는 "금리인상을 해도 소폭에 그칠 것" 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뜻으로 해석, 주가가 하락한 한국상황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윙스팬 뱅크 닷컴의 수석분석가인 제임스 애너블은 "2월중 0.5%포인트 금리인상설로 휘청거렸던 장세가 이제 정리가 됐다" 며 "0.25% 정도의 인상은 이미 시장에 다 반영이 돼있다" 고 지적했다.

이번주 미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제조업체인 인텔의 영업실적 호전이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중 주당 0.63달러, 즉 63%의 수익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단숨에 1백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번주에는 1백45달러선에까지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번주 뉴욕증시는 인텔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업종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다우지수의 최고치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시아 증시는 국가별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본.홍콩 등은 연초의 급락세에서 완전히 안정세를 되찾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말레이시아 증시는 오는 5월부터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지수에 편입된다는 호재 때문에 뉴욕증시와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싱가포르는 최근 상승폭이 지나쳤다는 분석에 따라 외국계 증권사들이 연이어 투자전망을 '매수' 에서 '중립' 으로 전환함에 따라 다소간의 조정이 예상된다.

20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이사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이 13일 단기 정책금리를 0.25% 올린 데 이어 ECB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유럽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22일 개최되는 서방선진 7개국(G7)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엔저를 위한 합의가 도출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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