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원숭이 복제 성공…영장류는 처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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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연합]미국의 과학자들은 13일 초기 단계의 배아(胚芽)를 분할한 뒤 그 조각들을 어미 동물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원숭이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제럴드 셰튼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14일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에 상세히 밝힌 '배아분리' 란 기술을 이용, 생후 4개월 된 '테트라' 라는 이름의 붉은털 원숭이 암컷 한 마리를 복제했으며 앞으로 4마리가 더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테트라 원숭이는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어른 세포에서 세포핵을 분리, 이를 수정되지 않은 난자의 재(再)프로그램에 사용하는 이른바 핵이전 과정을 이용,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복제된 것이다.

연구팀은 수정란이 8개의 세포로 성장한 뒤 이를 각각 두개의 세포를 지닌 네개의 유전학적으로 동일한 배아로 나눈 후 이를 대리모 원숭이들에 이식하는 기술을 이용했다.

이번 실험의 경우 세개의 배아는 살아남지 못했으나 네번째 배아가 1백57일만에 원숭이로 태어나 4분의1이라는 의미의 '테트라'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셰튼 교수는 현재 네마리의 원숭이가 두개의 별개 배아에서 분리된 세포를 이용해 임신한 상태며 새끼 원숭이들은 오는 5월 태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아 분리' 과정이 인공적이라는 점이 다를 뿐 자연상태에서 쌍둥이를 갖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하고 이 방법은 흔히 소와 같은 동물에 이용돼 왔으나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의학실험이 생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나 생물학적으로 인간에게 더 가까운 것은 원숭이이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법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한 과감한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더 믿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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