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는 에너지’ 제로 주택 첫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9일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에 지은 친환경·저에너지 시범주택인 ‘그린 투모로우’를 공개한다.

단층에 400㎡ 규모인 이 주택은 에너지 소비량을 대폭 줄이고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자체 생산한다. 고성능 단열 벽체, 삼중 창호 등 에너지 절약형 자재를 쓰고 폐기물을 재활용해 주택에 필요한 에너지 양을 기존 건축물에 비해 56% 줄였다. 나머지 44%의 에너지는 화석연료 대신 태양열·풍력·지열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외부 에너지 사용량 제로 주택인 것이다.

이를 위해 그린 투모로우는 태양광발전·지열에너지시스템·빗물 이용 및 중수 처리 시설 등 68가지의 친환경 기술을 갖췄다. 전기 없이도 실내 조명이 가능한 광덕트 등 첨단설비도 설치한다.

삼성물산 측은 에너지 사용량이 줄면서 관리비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사 비용이 문제. 건축비가 기존 주택의 2배 이상인 3.3㎡당 1000만~1500만원 든다. 그만큼 분양가가 올라가게 된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관리비 절감 효과보다 분양가 인상폭이 더 커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 때문에 삼성물산은 그린 투모로우에 사용된 기술 중 경제성이 높은 15~20가지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 냉난방 에너지 소모가 많은 저층부(1~3층)와 최상층의 에너지 사용량을 80% 줄인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외부 에너지가 전혀 필요 없는 주택 공급 시기는 2013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께는 기술발달로 공사비가 기존 주택보다 10% 정도 비싼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이규재 부사장(기술연구센터장)은 “미래 주택시장의 승부는 친환경·그린기술로 판가름 날 것”이라며 “그린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친환경·저탄소 건축물 건설 확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