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金] 나이들면 필수! 낙상예방 운동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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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헬스코치어르신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 중에 ‘올 때는 순서대로 와도 갈 때는 정해진 순서가 없다’는 말이 있다. 잘 알다시피 사람마다 같을 수도 있는 주민등록상의 생물학적인 나이 외에도 뼈의 나이, 혈관의 나이, 체력의 나이가 다 다르고 여자들의 경우 월경의 나이가 따로 있다. 그 가운데 체력의 나이는 주로 심폐능력과 근육의 기능으로 대표된다. 모든 나이가 삶의 이력서이지만 특히 근육의 나이는 몸의 주인이 그 동안 몸을 어떻게 쓰면서 살아왔나를 나타내는 결과물이다.

근육도 뼈나 혈관처럼 젊었을 때 최고치가 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젊었을 때 근육을 키워놓으면 그 초기값이 높아 나이 들어 근육량이 감소해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에도 높은 수준의 근력을 유지하려면 가능한 일찍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근육의 양과 힘은 20세를 지나 25세에 이르면 최대가 된다. 30세를 전후해서 근섬유의 노화가 시작된다. 일단 노화가 시작되면 근섬유의 크기나 숫자가 줄어들게 되고 근섬유가 가진 장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전체적인 근육의 크기나 양도 줄뿐더러 근력도 떨어지게 된다. 더욱이 50세 전후가 되면 근섬유내 단백질 합성 속도가 분해 속도보다 느려져 근육이 급격하게 퇴화하기 시작하여 25세 전후에 형성된 근육 최대치의 10%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 수치는 의사가 임상적으로 근육감소증이란 진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 자기 평소 체질량의 13-24% 정도가 감소한 상태인 점을 감안한다면 10% 이상의 근육 감소는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 근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근육 감소에 의한 근력 감소로 나타날 수 있는 노년의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사고가 낙상(落傷)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높은 사망률 때문에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65세 이상 노인 중 3분의 1이상이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낙상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나 다른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 받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흔해서 높은 의료비가 들기도 한다. 통계보고에 의하면 낙상으로 입원하는 노인 환자의 50%만이 일년 이상 생존한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다. 낙상은 남자보다 여자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데 그 이유는 여자들의 관절이 더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근력 감소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크고, 상체보다 하체에, 느린 속도의 동작보다 빠른 속도의 동작에서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주민등록상의 나이라도 남들보다 삶의 질이 더 높은 당당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보내려면 근력을 키워야 한다.

낙상예방운동은 대부분 평형성, 유연성, 저항성 운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저항을 이용한 근력 운동이, 더 정확하게는 하지운동이 주가 되고 있다. 물론 저항성 운동은 기구를 이용한 웨이트 운동이 대표적이지만 집에서도 간단한 도구를 이용하여 할 수 있다. 요즘 시중에 색깔별로 강도가 다른 고무 밴드가 판매되고 있고 짧은 줄넘기 줄 같은 탄성밴드도 구입할 수 있다. 아니면 자전거 가게에 가서 버리는 튜브를 띠처럼 잘라서 써도 좋다. 우선 가볍게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를 하고 근력에 맞는 밴드를 골라 발에 걸고 다리를 펴는 동작을 앉아서 또는 서서하는 동작과 같은 하지저항운동을 10회씩 2-3번 반복하면 된다. 밴드 운동이 끝나면 박수 치며 원을 그리며 돌기를 하거나 발 뒷꿈치 들기나 발끝으로 서서걷기를 해도 좋다. 움직이기가 괜찮으시다면 구청 보건소에 가서 낙상예방운동을 배워도 된다.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 택견, 태극권, 댄스스포츠도 낙상 예방에 좋다고 한다.

추워지면 대문 앞에서 넘어지셔서 오랫동안 고생하셨던 어머님 생각이 난다. 오랜만에 하늘나라에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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