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신년사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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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는 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각종 정책을 놓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환영에 한나라당은 "총선을 의식한 선심정책" 이라는 평가절하로 나왔다.한나라당은 특히 교육정보화.지역 균형개발 등 각종 정책이 예산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표' 만 의식한 발표라고 입을 모아 성토했다.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은 "장밋빛 공약을 무수히 나열했다" 며 "지금까지 하던 얘기를 새 천년에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 고 의미를 축소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한 측근은 "金대통령이 대선 당시 많은 공약을 내놓았는데 무슨 공약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다" 고 비꼬았다.

다른 측근도 "총선을 의식해 부총리를 신설하고 여성부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 이라고 거들었다.

신년사 뒷부분의 새천년 민주신당(가칭) 관련 발언도 공격 대상이 됐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국민통합과 21세기 국가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정략적 발상이 두드러진 신년사" 라며 "특히 신당의 전국정당화에 목표를 둠으로써 정치발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예고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에 앞장서는 듯한 모습을 보여 유감" (河舜鳳사무총장), "정부 기구개편과 관련,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한다는 집권 초기의 약속을 뒤집는 처사" (李富榮총무)라는 비판도 있었다.

다들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즉흥적 정책결정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새 천년의 국정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희망의 메시지" 라고 치켜세웠다.

국민회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선언" (林采正정책위의장), "국정현안 전반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 (李榮一대변인), "모든 국민이 지역감정의 망령에서 탈피해 화합하는 일등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 (金玉斗총재비서실장) 등으로 환영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도 "새 천년을 향한 국정방향을 소상하게 제시했다" '며 "총선을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 '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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