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짝퉁공장, 천안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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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품으로 압수된 루이뷔통 짝퉁 가방들. [천안동남경찰서 제공]

명품 상표를 도용한 짝퉁 가방을 제조·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잡혔다.

천안동남경찰서는 3일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상표를 붙인 짝퉁 가방을 만들어 판 김모(51) 씨 등 6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가방 완제품 450여 점(경찰 추산 6억3000만원어치)과 가방 장식 2만5000여점(2억5000만원어치), 중국에서 수입한 원단 등 총 시가 24억 원 상당의 증거물을 압수했다. 특히 가짜 명품 로고를 찍는데 사용하는 불박 금형 21점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8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천안 동남구 광덕면 대당리에 있는 무허가 창고에 제조공장을 차려 가짜 루이뷔통·코치 등 해외 유명상표를 도용한 짝퉁 가방을 제조, 판매해 100억 원 상당의 상표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수십억 원어치의 짝퉁 가방을 서울과 수원 등 전국 소매업자에게 유통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피하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 내부에 비밀생산공장을 차려놓은 뒤 시장 상인들에게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판매했으며 원단공급, 판매, 유통, 재봉, 재단 전문 등 각 분야별 업무 분담과 진짜 상품의 일련번호까지 위조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진품 한 점에 100만~200만원 호가하는 루이뷔통 등 명품 가방을 20만~50만 원에 판매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상표가 인쇄된 가방 원단과 완제품 그리고 정교한 금속 제품까지 만들고 분야별 업무 분업이 이뤄진 만큼 짝퉁 가방 제조가 이미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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