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며 다이어트" 인기…병원 비만센터서 DDR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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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경희한방병원 비만관리센터. 주부 金모(45.서울 강남구 개포동)씨가 요즘 부쩍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DDR(Dance Dance Revolution)'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에 맞춰 열심히 발을 쿵쾅거리고 있다.

15분 동안 온몸을 흔들어 대 흠뻑 땀을 뺀 金씨는 "춤을 추며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 전혀 싫증나지 않는다" 고 즐거워했다.

DDR란 발판에 딸린 CD기기를 TV나 컴퓨터에 연결한 뒤 화면에 나오는 화살표시에 따라 발판을 밟으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레크리에이션 시스템.

올해 초 서울 시내 일부 오락실에서 선보인 댄스 기기가 젊은 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급기야 비만관리의 한 과정으로 채택된 것이다.

이 병원 이경섭(李京燮)원장은 "지난 1일 DDR를 들여놓은 이후 10대는 물론 40~50대 주부들까지 하루 30명씩 이용하고 있다" 며 "러닝머신 못지않은 칼로리 소비효과가 기대된다" 고 밝혔다.

병원뿐만 아니라 일선 행정기관과 쇼핑센터에도 DDR의 '열풍' 이 몰아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청은 이달 중 본청 민원실을 비롯, 보건소.복지관.구민회관 등에 이 기기를 설치키로 했다.

구청 관계자는 "대민 서비스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 이라며 "일선 공무원들도 자유롭게 이용토록 해 신바람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갈 방침" 이라고 말했다.

뉴코아백화점도 지난 10월 고객유치 차원에서 본관 입구에 DDR를 설치해 놓고 무료로 이용토록 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 최근 2대를 추가로 들여놓았다.

DDR를 가정에 설치하는 사람도 많아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경우 자녀 선물용으로 하루 평균 20여대씩 팔려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을 맞으며 뭔가 새로운 형태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을 찾는 현대인의 심리에 이 기기가 딱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고 분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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