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을 즉각 학문적 연구에 활용한 사람은 몬트리올 맥길대학의 어니스트 러더퍼드(1908년 노벨 화학상 수상)였다. 그는 방사성 물질의 시료가 붕괴돼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사실, 즉 반감기(半減期)를 발견했다. 1904년 러더퍼드는 반감기를 이용해 생성된 지 7억년이 지난 우라늄광 조각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지구의 나이가 7억년을 넘는다는 주장이다. 당시 사람들은 지구의 나이를 2400만~1억년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지구의 나이가 45억5000만년(±7000만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우라늄 내 방사성 물질의 폭발력을 이용해 최초의 원자폭탄을 만든 게 1942년 시작된 맨해튼 프로젝트다.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뒤 이렇게 말했다. "왜 사람들은 다리를 짓거나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지? 아무 소용도 없는데." 핵전쟁의 공포에 시달렸던 것이다. ('나는 물리학을 가지고 놀았다'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원자력연구소가 4년 전에 핵폭탄의 원료가 될 수 있는 우라늄 235를 극소량이나마 추출해낸 것으로 밝혀져 떠들썩하다. 파인만의 공포가 되살아난다. 핵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우리 주변의 상황은 더욱 공포스럽다.
이세정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