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99년 주식투자 수익률 7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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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투자수익 총액 7천60억원, 수익률 78.6%.한창 뜨는 민간펀드 수준에 육박하는 이들 수치는 기금의 공공성 확보라는 틀에 묶여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국민연금 기금의 주식부문 투자성적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영본부의 기금운용 실적이 경영마인드 도입과 경기회복에 힘입어 빠르게 호전돼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기금본부가 집계한 지난 10월말 기준 연금기금 운용 평균수익률은 11.08%. 45조3백8억원의 자산을 운영한 기금본부는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공공.복지부문을 포함하고도 올 회사채 평균 수익률(8.74%)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총 3조7천7백억여원을 벌어들인 셈.

수익률만 추구한다면 금융부문에 집중투자해도 되지만 공익성을 도외시할 수 없는 것이 연금기금의 특성. 그래서 민간위원 12명이 포함된 기금운영위원회가 허가한 올 연금기금 금융부문 투자규모는 13조3천4백18억원. 이중 주식은 10월말 현재 매입가 기준으로 1조2천1백84억원 상당이다.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효자주' 는 상장전부터 사모았던 한국통신주로 알려졌다.

연금공단은 약 8백만주의 한통주를 비롯 삼성전자.포항제철.한전 등 우량주 중심으로 1백20여 종목을 갖고 있다.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되 한통 등 주가가 급등한 주식은 매각을 통해 고수익을 실현시키고 향후 보유종목을 80종목 안팎으로 줄여 집중관리할 방침'. 대신 회사채는 한국신용정보 등 국내 3개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2곳 이상에서 A등급을 받은 우량기업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연금공단은 지난달 김선영(金善永.47)전 동양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 39명의 민간 펀드매니저를 채용하고 이들에게 성과급제를 적용, 기업형 기금운영본부를 발족시킨 결과 이같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게다가 법 개정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 의무예탁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매월 2천억원 이상이 수익률이 낮은 공공부문에서 빠져나오고 있어 연금기금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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