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활용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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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 속에는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지식들이 총망라돼있다. 잘 활용하면 비싼 학원비를 들이지 않고 영재가 될 수 있다. 독서영재로 잘 알려진 최푸름(경기도 금촌고3)군에게 백과사전 200% 활용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림 백과사전으로 사전과 친해지기

영재교육진흥법이 통과된 2002년, 우리나라 공식 영재 1호로 보고된 최군은 수십 종의 백과사전을 비롯, 수 천 권에 달하는 책을 읽어 낸 독서영재다.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백과사전의 내용교정을 하고 공룡관련 책까지 쓴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백과사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사전 읽는 습관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글도 채 깨우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최군은 고모부에게 3권짜리 그림 백과사전을 선물 받았다. 어머니 신영일(45파주시)씨는 대수롭지 않게 사전을 읽어주며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얼마 후 최군은 사전에 나온 동식물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하며 밤낮으로 사전을 읽기 시작했다. 신씨는 “지적호기심이 왕성한 유아·초등기 아이들은 무서운 속도로 지식을 흡수한다”며 “일찍부터 사전과 친해질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전 찾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중·고등학생들도 사전 읽기에 재미를 들여야 한다. 그림 백과사전을 수십 번씩 본 최군은 지식과 이미지를 동시에 기억한 덕분에 교과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일례로 중학교 1학년 과학 교과서에는 지질시대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최군은 이미 그림 백과사전을 통해 관련 내용을 줄줄 꿰고 있었다. 공룡의 이름은 물론 선캄브리아대·고생대·중생대 같은 지질시대에 대한 상식까지 빠삭해 학교 시험이 쉬울 수밖에 없었다. 최군은 “그림이나 사진자료가 풍부한 백과사전을 읽으면서 ‘백과사전=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과사전을 학습도구로 생각하면 안 돼

대부분의 영재들이 영재교육을 받거나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것과 달리 최군은 공교육 과정을 착실히 이수하고 있다.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아본 적도 없다. 사교육에 의존하면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란다. 신씨는 “푸름이가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사전을 펼쳐보고 거기서 또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또 다시 책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사전을 익혔다”고 말했다. 사전을 지식확장의 통로로 이용했다는 것. 가령 ‘자동차’란 키워드로 사전을 찾다가 BMW라는 브랜드명을 발견하면 인터넷 사전으로 독일이란 나라를 검색한다. 결국 독일의 문화나 역사까지도 훑어보게 된다.

그는 “사전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고 하면 지루하고 어려워 학습효과가 낮다”며 “하루에 2~3개의 키워드를 정해 백과사전을 찾아보고 교과서 인터넷 등을 동원해 스스로 추가 관련정보를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귀띔했다.

최군은 영상세대인 만큼 전자백과 사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 몸의 장기와 조직·세포 등은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어 이해도가 떨어진다. 이때는 3D 일러스트로 생생하고 입체적인 이미지를 전달해주는 백과사전을 활용한다.

한국브리태니커 장경식 상무는“3D 사진과 일러스트를 보여주는 백과사전은 자세한 설명은 물론 시각적 이해를 동시에 시켜주기 때문에 추상적이고 모호한 내용들을 쉽고 구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인터넷 사전은 정보의 신뢰도가 낮은 편이므로 비판적으로 검토해 정확한 것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사진설명]일찍부터 백과사전을 읽으며 역사·생물·군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최푸름군은 요즘 와세다 대학 심리학과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


최푸름군의 똑소리나는 백과사전 활용법
1. 그림 백과사전으로 사전과 친해지기
2. 하루에 2~3개의 키워드를 정해서 사전을 찾아볼 것
3. 모르는 것이 생기면 항상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을 들일 것
4. 사전을 찾아보고 나면 친구나 부모님께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설명해볼 것
5. 백과사전 뒤쪽에 있는 용어설명이나 색인을 훑어볼 것
6. 사전에서 본 사진자료를 잘 기억해뒀다가 박물관이나 동물원 등에 가서 비교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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