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코 엔지니어링 정재훈박사,화성착륙선 탐사로봇 신경망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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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3일 화성에 도달하는 '화성 남극 착륙선' 의 탐사 로봇의 신경망 등 주요부분을 개발한 사람은 미국 남가주 사이프레스에 있는 테이코(Tayco)엔지니어링의 정재훈(54)박사 연구팀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박사팀은 이 탐사 로봇에서 인간 신경과 같은 조직을 머리카락 굵기 10분의1의 전열체 케이블로 작동시키는 한편, 로봇이 흙을 파내고 화성의 상태를 감지하는 등 첨단 기술의 각종 장치를 개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정박사팀은 또 착륙선의 자세제어 로켓 엔진과 56개가 넘는 열.온도 측정 장치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화성 남극의 날씨는 섭씨 영하 2백도의 혹한이어서 극저온에서 작동하는 로봇 케이블과 열장치를 개발한 것이 바로 핵심 기술이지요. "

NASA가 화성에서의 물과 유기물질의 존재여부를 확인하고 화성기상관측 등을 위해 발사한 '화성남극 착륙선' 은 11개월간의 우주 항해 끝에 3일 화성에 착륙한다.

"우주개발 프로젝트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1백% 성공을 전제해야 한다" 는 정박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만들어 여러 차례 실험한 뒤 발사한 것이어서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고 말했다.

그는 "NASA의 프로젝트가 외계의 생명체 확인 등 공상과학적 목적인 것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연구하다가 뜻밖에 얻은 부산물들의 성과는 굉장하다" 고 이번 로봇신경 개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박사는 챌린저호 폭파사고 이후 NASA 우주왕복선의 가열장치 안전문제를 책임지고 97년 디스커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기여해 미국내 항공우주개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업적을 쌓은 인물.

이번 우주왕복선 추진로켓 열장치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정도로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각종 열장치는 거의 모두 정박사팀이 만들 정도로 우주항공분야에서 정평을 얻고 있는 정박사는 2002년 발사예정인 다국적 우주정거장의 건설 로봇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사이프레스〓채규진 LA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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