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증권 ·투신 ·종금업' 통합 추진 …2010년까지 단계적 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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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앞으로 증권업.투자신탁업.종합금융업 등이 투자은행업으로 통합되고, 은행업.투자은행업.보험업간의 겸업이나 업무제휴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한 금융기관만 찾으면 예금과 대출, 주식.펀드 투자, 보험가입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의 사(私)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채비율이 2백%를 넘는 대기업은 금융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9일 '한국경제 중장기비전-금융부문' 공청회를 갖고 2010년까지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금융연구원은 국내 금융산업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금융기관간 통합과 겸업을 통해 대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형화 방안으로 영업 성격이 비슷한 증권업.투신업.종금업 등의 업무영역을 완전히 허물어 투자은행업으로 합하고, 은행업.투자은행업.보험업 등은 서로 같은 업무를 취급하는 겸업범위를 계속 넓혀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하나의 금융지주회사가 여러 금융기관을 거느리고 모든 금융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금융자본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선 산업자본과의 차단벽을 확실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부채비율이 2백%를 넘는 대기업은 이미 금융업 진출이 제한돼 있는 것처럼 기존 금융 자회사에 대한 의결권도 일정지분(예 4%) 이상은 박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이와 함께 금융산업에 시장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투신업에도 적기 시정조치를 도입해 부실 투신운용사를 조기에 퇴출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개방형 뮤추얼펀드를 도입하는 등 취급상품도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업과 보험업의 경우도 상품개발이나 가격을 완전자유화하는 등 금리.상품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금융기관이 스스로의 책임을 지고 고객을 유치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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