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박주선씨 사법처리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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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검 중수부는 28일 옷 로비 사건의 사직동팀 최종보고서 유출사건과 관련,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과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신동아그룹 전 부회장 박시언(朴時彦)씨 등을 곧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이날 金전총장 등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7일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문건이 피의자에게까지 유출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히 가려내 문책하라" 고 지시했다.

검찰은 金전총장 등이 공문서를 유출한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나 직권남용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전직 검찰총장에 대한 소환 조사는 93년 부산 초원복국집 발언과 관련, 김기춘(金淇春) 전 총장에 이어 두번째다.

검찰은 이날 박만(朴滿) 대검 감찰1과장을 주임검사로 하는 별도 수사팀을 대검중수부 안에 구성했다.

검찰은 金전총장 등을 상대로 ▶최종보고서 유출경위▶옷 로비 사건에 대한 지난 1월 사직동팀 조사와 지난 5월 검찰수사에 간여해 축소.은폐를 지시한 여부▶신동아그룹의 최순영 회장 구명 로비활동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중수부 과장들의 경우 모두 金전총장의 총장 재직시 함께 일했던 특수관계 때문에 수사 공정성에 의혹을 받을 수 있어 새로운 팀을 구성했다" 고 말했다.

이종왕(李鍾旺) 대검 수사기획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문건유출 사건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하겠다" 고 밝혔다.

李기획관은 "검찰 수사는 1차적으로 문건유출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것" 이라며 "이미 유출 과정이 알려진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는 물론 아직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최초보고서에 대해서도 유출과정을 확인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문건을 작성한 사직동팀의 경찰관들도 소환해 작성 및 보고경위를 확인하고 이들이 직접 金전총장에게 문건을 건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李기획관은 또 "신동아그룹이 박시언씨를 통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대로 모두 투명하게 밝히겠다" 고 말해 검찰 수사가 신동아의 로비 전체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朴씨는 28일 본사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崔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지난 6, 7월께부터 검찰청사로 찾아가 金총장을 여러 차례 만났고 朴비서관도 청와대에서 2~3차례 만났으며, 박지원(朴智元) 공보수석도 한차례 만났다" 며 "이들에게 崔회장 선처를 부탁했다" 고 밝혔다.

김종혁.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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