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의 '세상은 넓다' 방송 1천회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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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KBS1의 해외 기행 프로그램 '세상은 넓다' 가 25일로 방송 1천회를 맞는다. '세계화' 구호가 한창이던 95년 9월 시작돼 만 4년 넘게 방송되고 있다.

시청자가 직접 촬영한 화면을 갖고 스튜디오에 출연, 해외의 문화를 소개하는 이 프로의 미덕은 소박함과 다채로움이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화면이라 정교한 맛은 없지만 세계인의 일상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또 사람마다 관심 분야가 달라 소재가 무척 다양하다.

방송 초반에는 막연히 해외의 볼거리를 소개하는 출연자가 많았지만 갈수록 다루는 분야가 세분화되고 있다. 장례문화.교통.환경 등 전문적인 분야를 담아오는 경우도 늘어났다.

최근엔 독일에서 음악가 고 윤이상씨 관련 화면을 찍어온 경우도 있었다. 제작진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초점을 맞춰 찍어오면 프로그램 제작에도 좋을 뿐 아니라 해외 여행에서 보람을 느낄 것" 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방영되다 보니 이 프로그램에는 단골 출연자도 생겨났다. 세계 문명유적을 촬영해 세계사 교육에도 활용하는 김지희 교사, 사진 전공자답게 아름다운 화면을 담아오는 홍승태 교수(신구대), 알뜰한 비용으로 풍부한 내용의 문화기행을 펼치는 주부 여행가 노소남씨 등이 그들. 또 여행가 엄재량씨는 네팔 등 오지에서, 권순호씨는 바닷속에서'고인경(파고다 학원원장)씨는 히말라야 등 산악에서' 전문가 뺨치는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나혜경 PD는 "전문가가 늘다 보니 일반 시청자가 주눅 들까봐 일부러 흔들리는 화면을 골라 방송에 내보내기도 한다" 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1천회 기념일인 25일부터는 유네스코 친선대사인 영화배우 안성기씨의 부탄 기행(사진)을 방송한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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