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환 정일순씨 또 진술 번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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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옷 로비 사건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19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를 재소환, 조사했으나 鄭씨는 혐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鄭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휠체어를 타고 측근들의 부축을 받으며 출두했다.

鄭씨는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게 1억원의 옷값 대납을 요구한 혐의와 김태정(金泰政)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로부터 위증 부탁 전화를 받았다는 기존의 진술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鄭씨의 변호인측은 이날 특검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鄭씨가 구속영장이 청구돼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延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잘못 진술했다" 고 말했다.

변호인측은 또 "이형자씨가 남편인 崔회장의 구명 로비를 위해 鄭씨에게 접근했을 당시 로비 대상은 延씨가 아닌 다른 인사였다" 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다음주 중 延씨와 강인덕(康仁德)전 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裵貞淑)씨를 소환해 이들이 裵씨의 사위 집에서 압수된 녹음 테이프 내용처럼 호피무늬 반코트 배달 시점에 대해 거짓 증언하기로 협의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또 사직동팀의 최초 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을 자택에 보관하고 있던 裵씨의 사위 K씨도 불러 구체적인 입수 경위 등을 확인키로 했다.

한편 서울지검은 정일순씨 부부가 崔특별검사를 특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 조정환(曺正煥)부부장검사에게 배당, 수사토록 했다.

검찰은 "통상 절차에 따라 고소인 소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 이라며 "그러나 옷 로비 의혹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신중을 기해 처리하겠다" 고 밝혔다.

김정욱.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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