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양반다리 오래하면 척추가 뿔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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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 생활과 온돌문화의 산물인 ‘양반다리’. 이 자세를 외국인에게 시켜보면 이마에 땀을 흘리며 쩔쩔맨다. 그렇다고 우쭐할 건 아니다. 양반다리가 다리모양은 물론 고관절을 왜곡시키는 전형적인 잘못된 자세이기 때문이다.

양반다리로 앉았을 때 엉덩이가 뻐근해짐을 느꼈을 것이다. 도를 닦는 듯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체는 고관절(엉덩이관절)에 매우 왜곡된 변화를 강요한다. 굴곡·외전(몸의 중심선이나 정중선 쪽에서 바깥으로 향함)·외회전(관절의 회전축을 중심으로 바깥으로 회전) 등 3가지 변화가 따른다.

양쪽 다리가 바깥쪽으로 벌어지면 골반과 고관절이 심한 압박을 받고, 허벅지 안쪽 근육인 내전근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허벅지 바깥쪽 근육이 뭉치고 긴장한다. 이와 함께 둔부에서 고관절을 외전·외회전시키는 근육인 이상근과 둔근이 긴장돼 다리 뒤쪽이 저리고 당기는 ‘이상근 증후군’을 만들어 낸다.

이런 허벅지 안쪽 근육과 바깥쪽 근육과의 불균형은 ‘O자형 다리’나 팔자걸음도 유발한다. 특히 주변 근육의 긴장으로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 저림을 덤으로 준다.

또 양반다리가 생활화한 사람은 대개 1자 허리 질환을 호소한다. 골반이 뒤로 빠지고, 요추의 굴곡이 사라진다. 1자 허리는 주변 허리 근육과 인대에 심한 긴장을 유발해 척추 전체에 걸리는 부하를 허리 아래쪽에 집중한다. 양반다리로 인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협착증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므로 앉아 있을 때는 양반다리를 오래 유지하지 말고 번갈아 가며 무릎을 꿇은 채로 허리를 세워 앉거나, 다리를 쭉 펴고 앉는다. 가능하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되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편하게 기대보도록 하자.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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