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정민태 해외진출 불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정민태(현대) 한 사람의 해외진출을 위해 규약을 개정할 수는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정민태의 해외진출을 허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O는 16일 오전 제9차 이사회를 열고 현대측의 규약개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규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박용오 총재는 "자격조건(7년)을 갖추지 못한 선수에게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줄 수는 없다. 더욱이 규약을 고쳐가면서까지 현대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 고 못박았다.

그러나 현대 강명구 사장은 "규약을 준수하자는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주려는 팀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

'틀' 을 깨지 않으면서 계속해 해외진출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고 밝혀 정민태 해외진출을 둘러싼 현대와 KBO 사이의 줄다리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강사장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일본 미쓰비씨자동차 고위층과 현대 정몽헌 구단주의 요미우리 입단 밀약설에 대해서는 "'현대측에서 지분?갖고 있는 회사라 관계가 돈독한 것은 사실이나 결정된 것은 없다.

선수의 나이와 기량, 구단의 입장을 고려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에 보내줄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서 '구단의 입장' 이란 대목은 결국 요미우리라는 특정팀에 보낼 수밖에 없다는 '밀약설' 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덕구온천에서 가족들과 휴가 중인 정민태는 이사회의 결정을 듣고난 뒤 "예상했던 결과다. 그러나 해외진출을 포기할 수는 없다. 17일 휴가를 끝내는 대로 구단사무실에 찾아가 계속해 길을 모색해보겠다" 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또 신인선수 지명권 양도금지 규약을 신설하고 앞으로는 지명된 선수를 선수등록일(2월 28일) 이전에 트레이드할 수 없도록 했다.

이태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