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변속기 발달사…무단변속기 40년전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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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인간은 끊임없이 운전이 편한 자동차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수동 변속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자동 변속기가 등장했고 이 또한 변속에 한계가 있어 무단 변속기가 개발됐다.

19세기말 자동차가 처음 개발됐을 때 자동차 변속기는 레버로 작동하는 2단 기어식 이었다.

2마력 정도의 약한 동력에 최고 시속 20㎞를 넘지 못했던 당시 수준엔 2단 기어로도 충분했다.

이후 자동차의 속도 경쟁이 불 붙으며 엔진의 출력과 속도를 높히기 위해 여러 단계의 변속 범위가 요구됐다.

1920년 3단 변속기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의 변속기는 1929년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에 최초로 장착됐다.

한편 자동변속기를 처음 개발한 것은 독일 베를린의 엔지니어였던 휀팅거였다. 그가 1925년 개발한 자동변속시스템은 1936년부터 2년간 벤츠차에 시험 장착됐으나 양산에는 실패했다.

자동변속 차량을 처음 양산시킨 것은 GM으로, 한 손으로도 운전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대우자동耽?내놓은 마티즈CVT로 화제에 오른 무단변속기가 처음 발명된 것은 이미 40년전인 1959년 네덜란드에서 였다.

당시 '다프' 라는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반도네 형제 중 형인 허버트는 발명가로서 재능을 발휘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1956년 '바이오메틱' 이라는 벨트 구동식 자동변속기를 발명하여 트럭에 장착, 시험 운전에 성공했다.

그는 곧 이 초기 무단변속기를 소형 컨셉트카에 적용해 1958년 암스테르담 모터쇼에 데뷔 시켰다.

당시 혁신적인 기술로 각광을 받은 반도네 형제는 1959년부터 2기통 7백50㏄ 30마력의 엔진을 얹은 '다프750' 에 CVT를 달아 양산을 시작했다.

이 다프CVT시리즈는 70년대말 경영 부실로 회사가 문을 닫을 때까지 6만여대 가량이 생산됐다.

그 후 반도네 형제의 CVT기술을 전수받은 것은 일본. 지난 95년 후지 자동차는 반도네식 CVT의 기술적 결함을 보완, 전자클리치식 무단변속기를 6백60㏄ 64마력 엔진의 경차인 '비비오' 에 얹어 시판을 시작했다.

현재는 도요타.닛산.혼다.다이하쯔 등이 주로 1천5백㏄이하의 가벼운 소형차에 널리 채용하고 있다.

이번에 마티즈에 도입된 CVT는 자동변속기보다 다소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연비 효율이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기술 매커니즘이 복잡해 내구성 문제를 염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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