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학교 초대 교장 임명된 김병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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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통 한지 재현이나 훼손된 문화재 복원 등 실기에 능한 마에스트로(장인)를 양성하는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

충남 부여 백제역사 재현단지에 있는 한국전통문화학교(2000년 개교)초대 교장으로 최근 임명된 김병모(金秉模.59)씨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문화재청이 문화재 관련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이 학교는 전통조경학과와 문화재관리학과를 시작으로 전통미술공예.전통건축.보존과학.문화유적학과 등을 증설할 계획.

金교장은 이론만 아는 인재보다 전통공예 기술을 몸에 익힌 실력 있는 장인(匠人)을 양성하겠다고 강조한다.

전통문화학교를 졸업했다면 그걸로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과과정부터 이론보다 실습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실력 있는 교수진. 제도권 밖에 있는 장인이라도 한 분야에 30년 이상 종사하고 실력이 인정된다면 학력에 구애받지 않고 전임 교수로 초빙할 생각이다.

또 학생들이 지방에 있지만 세계 문화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유명 잡지 구독은 물론 정보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점 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金교장의 의지에 부응하듯 2000년도 신입생 모집 때 1천1백여명(정원 40명)이 몰려 2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졸업자에게는 박물관 큐레이터 임용 때 가점을 주는 등 혜택을 줄 예정.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출신인 金교장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유네스코 세계박물관협회 이사를 역임하는 등 고고학의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대전〓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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