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시호오페라단장 공연 수익금 전액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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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희정(사진)씨는 “비올레타가 천직인 줄 알고 살았다”고 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극적 여주인공인 비올레타 역으로 데뷔를 했고, 그 배역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97년 이후 450번 넘게 무대에 서면서 오페라의 주인공인 프리마돈나로서 살았다.

하지만 요즘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단한 ‘시호 오페라단’의 단장을 맡은 때문이다. 오페라단은 공연을 할 때마다 기부를 실천한다. 지난해 창단 공연에서는 초대받은 이들에게 축하 화환 대신 돈을 가져오라고 부탁을 했다. 이 돈을 모두 쌀로 바꿔 결식자를 돕는 ‘밥퍼나눔운동’에 기부했다. 두 번째 공연에서는 소년소녀 가장을 도왔다.

“프리마돈나로 무대에서 주목받기만 하면서 베푸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요새는 그와 반대로 주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음악회를 기획하는 거죠.” ‘시호 오페라단’은 앞으로 여는 모든 공연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에 쓸 계획이다.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02-3446-5001)에서 여는 공연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청소년 범죄 예방, 불우한 노인 등 앞으로 공연 수익금으로 기부할 사람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호 오페라단’은 안경 제조·유통 기업인 시호 그룹의 김태옥 회장이 문화를 통한 나눔을 위해 창단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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