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완치돼도 재접종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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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폐결핵이 완쾌된 사람도 다시 폐결핵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연구팀이 결핵이 치유된 후 다시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로운 박테리아는 당초 박테리아와 다른 유전자 구조를 가졌음을 밝혀냈다고 영국의학전문지인 '뉴잉글랜드 저널오브메디신(NEJM)' 지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는 재차 결핵에 걸리는 것은 처음 감염에서 결핵균을 완전히 없애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지금까지의 이론을 뒤집는 것. 치료가 단순히 실패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균이 퍼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장인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의 애널리즈 반 리 교수는 "재차 결핵을 앓은 남아공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결핵 박테리아를 조사한 결과 이중 12명(75%)이 첫번째와 두번째 박테리아의 DNA 지문이 모두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보건.열대 의과대의 폴 파인박사와 미 스탠포드대 메디컬센터 피터 스몰 박사는 "이는 결핵을 한번 앓고 난 사람들도 가능하면 다시 결핵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말했다.

이들은 "결핵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처음 감염됐던 결핵균과 다른 종류의 결핵균에 재차 감염될 확률이 크다" 고 설명하고 "그러나 결핵 발생률이 낮은 선진국에서는 처음 감염됐던 결핵균이 완치되지 않아 재발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각 국의 보건당국은 서로 다른 현실을 고려해 체계적인 결핵 퇴치책을 세우는데 참고해야 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조언. '

전세계에서 결핵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약 3백30만명. 세계 보건기구(WHO)는 향후 10년간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를 현저히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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