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원 관광성 외유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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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남도의회 의원들이 '도박.환락의 도시' 로 유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구경하는 등 관광 성격이 짙은 해외연수를 해 비난을 사고 있다.

전남도의원 15명과 의회사무처 공무원 3명 등 18명은 지난 18일부터 10박11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여행하고 오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경비는 예산에서 1인당 4백만원씩 7천2백여만원을 빼 썼다.

이들은 행정자치부가 임기 중 한 차례씩 허용한 해외연수 명목으로 나갔지만 라스베이거스에서 이틀을 지내는 등 관광지 등을 많이 들러 도민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하기 위한 연수라기보다는 해외여행이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외유 참가 의원은 김인식(여수2). 남기원(순천2). 박경중(나주1). 김녕호(함평1). 박동현(여수4). 이태신(장성2). 이상운(여수1). 신윤식(고흥2). 최성호(구례2). 이영윤(진도2). 이윤석(무안2). 김선곤(여수6). 임호경(화순1). 김영자(비례). 이신원(비례)씨 등이다.

이에 앞서 지난 4~14일 다른 전남도 의회 10명과 의회사무처 공무원 3명 등 13명이 1인당 3백만원씩을 들여 미국 오레곤 주와 친선교류차 다녀왔다. 이들 또한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공원, LA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도 구경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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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유 참가 의원은 이완식(목포2, 도의회 의장). 김동현(영광2, 부의장). 최형식(담양2). 김철신(순천3). 허정인(순천4). 이일형(고흥1). 조영기(영광1). 허기하(곡성2). 고규형(구례1). 김 성(장흥2)씨 등이다.

전남도의회는 두 차례의 해외 출장 모두 주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언론 등에 자세한 일정.경비 등을 공개치 않아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여수YMCA 고효주(高孝柱.52)이사장은 "사적인 여행이 아니라 공식적인 해외연수 및 방문인데 라스베이거스 등까지 들른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로 의원들이 각성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혈세로 간 만큼 돈과 시간을 아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지방자치.의회운영 등 선진정치를 보고 배우는 데 충실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의회 관계자는 "주의회 견학 같은 연수활동도 많이 했고, 라스베이거스는 도박장 등을 구경하기 보다는 관광운영국 방문과 그랜드케니언 관광을 위해 일정에 넣었다" 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당초 이 달에 해외연수를 가려다 다음달 20일 개회되는 정기회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보류, 전남도의회와 큰 대조를 이뤘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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