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산책] CF '유머 패러디'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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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최근 광고계에 우리나라의 역사적 소재들을 활용한 유머 패러디가 인기다.

심청전.홍도야 울지마라 등 잘 알려진 고전 또는 이순신 장군이나 독립군등의 역사적 인물을 광고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그 것.

이들 고전물들은 뻔히 알려진 이야기를 소재로 극적인 반전을 꾀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부대 서비스' 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 압력밥솥 굿모닝 CF는 '현대판 심청전' 이다. 화제의 장면은 심청이 공양미 3백석에 팔려 가기 직전 아버지 심봉사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 원전(原典)과 다른 게 있다면 심청이 임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에 아버지 심봉사가 압력밥솥의 밥 한술을 뜨자마자 눈을 번쩍 뜬다는 것. 이번 역시 삼성전자 전속모델인 손지창-오연수 부부가 출연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깨고 오연수가 당연히 심청역을 맡은 반면 손지창은 감초 격인 '청나라 상인'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심봉사 역은 판소리 명창 김종엽씨. 金씨는 실제로 판소리 심청전에서도 심봉사역을 열연하기도 했으며 이번 광고에서도 CM송을 직접 판소리로 불러 흥을 돋구었다고. 새벽녘 촬영이 끝난 뒤 소품이 됐던 전자밥솥의 뜨끈한 밥은 스텝들의 요기로 활용됐다는 후문.

동양제과 핫브레이크 쵸코바 광고는 일제시대 독립군의 활동을 유머스럽게 도입했다. 독립군으로 분한 정웅인이 보따리를 들고 야밤에 일본 순사를 피해 혼자 사는 홍진희의 집에 몸을 숨긴다.

그가 든 보따리엔 독립군에게 전할 핫브레이크가 잔뜩 들어있는데 아뿔싸, 하룻밤 묵고 떠날 땐 여자 속옷이 잔뜩 든 다른 엉뚱한 보따리를 들고가는 실수를 범한다.

결국 혼자 남은 홍진희는 핫브레이크를 먹으며 외로움을 달랜다는 내용. 그녀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압권이다.

"요즘은 독립군도 뜸하네…. " 이밖에 온세통신 국제전화 CF에선 신파극 홍도야 울지마라를 각색했다.

유학을 떠나는 오빠역의 영화배우 최종원이 혼자 남게 되는 홍도역의 탤런트 김지영에게 저렴한 온세통신의 국제전화로 자주 전화하자고 달랜다는 내용이다.

표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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