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회수못해 소주생산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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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밀려드는 주문이 싫다, 싫어-" 소주생산업체 관계자들의 요즘 심정이다. 내년 1월 소주세율 인상을 앞두고 주문이 폭주하고 있지만 빈병이 안 돌아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전북 익산시 하이트주조에 따르면 하루 생산하는 2홉들이(3백60㎖)소주가 20만병에서 이달들어 30만개 늘었다. 그러나 소주병 회수율은 70%에서 40%로 크게 떨어졌다.

이로 인해 하이트는 빈병 회수경비(1병에 48원)보다 3배 가까이 많은 1백30원씩을 주면서 새 병을 공급해주도록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으로부터 주문이 일시에 몰려 이마저 공급이 제때 되지않고 있다.

이 회사는 요즘 하루 평균 주문량(90여만병)의 30%밖에 소화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 목포시 보해양조도 평소 90%에 달하던 빈병 회수율이 최근 70%로 떨어지면서 주문량의 20%정도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생산량이 주문량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때로는 "한병이라도 더 달라" 는 도매상과 "안된다" 는 업체간의 밀고당기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소주회사들은 내년이면 사재기 현상이 가라앉고 주문이 줄어들 게 불을 보듯 뻔해 현재와는 정반대로 빈병 재고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소주업체로서는 이래저래 밀려드는 주문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이트주조 관계자는 "현재 빈병 회수율이 낮아 생산원가를 추가 부담하면서까지 병을 늘리고 있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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