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나이키 미사일 공포…30년이상 노후 軍서도 오작동 겁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내에 배치된 나이키 미사일(사진)들은 수명기간인 30년을 넘기는 등 노후돼 어느 부분에서 고장이 날지 예측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실토다.

그는 "미사일을 조작하는 장병들 조차 미사일 작동장치 조작을 꺼리는 경우까지 있다" 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발사 스위치를 눌러도 발사되지 않거나 누르지도 않았는데 발사된 사례도 있었다. 언제 나이키 미사일 오발사고가 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12일 있었던 충남 보령에서의 나이키 오작동 폭발 사고에 그치지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이키 미사일은 지난해 12월 인천시 연수구 공군 방공포대에서도 발사돼서는 안되는 모의실험 도중 실제 발사돼 주민 6명이 부상하고 차량 1백10대가 부서지는 사고가 났었다.

또한 보령의 공군 방공포 사격장은 주택가 등 민간시설과 너무 근접해 인근 주민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일대 주민들은 "방공포 사격장에서 1km 이내에 콘도 등 숙박시설과 상가 등이 많아 대형 사고의 위험이 크다" 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예산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차기 지대공미사일(SAM-X)사업을 통해 오는 2001년부터 나이키 미사일을 단계적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추진중"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공군 장비는 지상군 투자에 밀리고 공군내에서도 미사일이 전투기 투자보다 후순위여서 문제다. 한편 공군측은 "보령 사격장은 민가 등 전방 장애물을 피해 사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방공포 사격장으로 대안이 없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나이키 미사일은 지난 58년 처음 선보인 지대공.지대지 겸용 미사일로 호크 미사일고 함께 한국군의 주력 방공 무기다. 그러나 호크 역시 낡아 개량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보령〓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