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추첨해서 들어가자"-전북대 김경근교수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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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능점수로 가려지는 명문대가 있는 한 입시전쟁과 과외열풍이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

'대학 서열깨기' 라는 책을 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전북대 김경근(金京根.40.사범대 사회교육학부)교수. 金교수는 대안으로 '대학입시 평준화' 를 제시했다.

대학도 일정 수준을 넘는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 전체의 정원을 선발한 뒤 점수와 관계없이 학교를 배정하자는 주장이다. 즉 '선지원 후배정(추첨식 등)' 방식을 채택하자는 것. 프랑스.독일 등이 이런 방식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5%도 채 안되는 학벌 엘리트 기득권층이 이런 문제점을 거론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폐해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야.시민단체 인사들도 상당수가 학벌 엘리트이긴 마찬가지입니다. " 때문에 대학의 서열화를 깨기 위해 이젠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함께 손잡고 나서야 할 때가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책이 "입시전쟁과 과외열풍에 시달리는 학생 및 학부모.비(非)명문대생들을 위한 책" 이라고 말했다.

金교수는 특정 대학에 특권을 주면 경쟁하지 않아 도태된다고 말했다. '두뇌한국(BK)21' 에 대해서도 "특정대학에 인적.물적 자원을 몰아줘 대학 서열화를 고착화하는 것" 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나 자신 서울대 출신으로서 학벌의 특권과 프리미엄을 누렸다는 생각에 많이 망설였지만 의무감이 앞서 책을 내게 됐다" 고 털어놓았다. TV시청 시간 등을 둘러싼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10세)과 부인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느낀 학부모로서의 고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金교수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출신으로 프랑스 국립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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