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승패 외국인 타자에게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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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화와 두산이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인 플레이오프 1차전은 외국인타자 의존도를 여실히 보여준 한판이었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 통산 한 경기 최다홈런기록(6개)을 세우며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다. 특히 6개의 홈런 중 5개를 로마이어(2개).데이비스(1개.이상 한화).우즈(2개.두산)등 외국인선수가 때려냈다.

로마이어와 우즈가 벌인 '장군멍군식' 홈런 퍼레이드는 관중들로 하여금 미국 야구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이날 솔로홈런 두 방을 포함, 4타수3안타에 3타점을 올려 팀 승리를 이끈 로마이어는 경기가 끝난 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여섯차례의 포스트시즌을 치른 만큼 평소와 같이 긴장을 풀고 경기에 임했다" 며 스윙 비법을 설명했다.

두산의 '토종 강타자' 김동주가 플레이오프 첫 출전에 긴장, 이날 네차례나 삼진을 당하며 물러난 것에 비해 좋은 대조를 이뤘다.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포스트시즌에 최대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요한 순간 큰 것 한방을 터뜨려 전세를 역전시키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롯데전에 뛰게 될 스미스(삼성)와 호세(롯데)의 방망이가 어느 정도 터져주느냐에 따라 양팀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물방망이' 라는 비웃음을 들었으나 중반 이후 홈런포를 터뜨리며 40개의 홈런을 쳐낸 스미스.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며 1백22타점을 기록, 이승엽(1백23타점)과 타점왕 경쟁을 벌였던 호세. 삼성과 롯데의 한국 시리즈행은 이들 두 선수의 방망이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호세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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